천재니깐 삼성역 근처에 자리 잡은 해장국집이나 곱창전골집은 자주 보지 못했는데, 이곳은 일요일 오후 한가한 시간대에도 웨이팅이 있어 “그래도 잘 되는 곳은 있구나” 싶었다.
실제로 10분 정도만 기다리면 입장 가능했으니, 대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문제는 가격.
두 사람이 곱창전골을 먹으려면 중자를 주문해야 하는데, 이게 6만7천 원이다.
다른 곳과 비교하면 꽤나 높은 편.
망원동 청어람 같은 곳에선 2인분을 3만 원대에 먹는다는 걸 생각하면, 처음 메뉴판을 보고는 살짝 화가 치민다.
그럼에도 나오는 순간 “어라, 이 정도면 양이 제법 많은데?” 싶어 마음이 좀 누그러진다.
곱창도 의외로 넉넉히 들어있고, 야채 역시 만족스러울 정도로 푸짐하다.
물론 다시 가격을 떠올리면 완전히 납득하기 쉽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게 다야?”라는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곱창전골 국물은 이미 적당히 끓여진 상태로 나오는데, 처음부터 감칠맛이 상당히 강하다.
국물이 시뻘건 색을 띠지만 의외로 자극적이기보단, 곱창에서 나온 기름과 육향이 국물에 녹아들어 시간이 갈수록 더욱 진해진다.
야채는 버섯, 배추, 쑥갓, 당근 등이 들어가 있는데, 특히 배추가 달달하니 국물을 잘 머금어 맛있다.
자작해진 국물 위에 쑥갓을 올려 향긋하게 먹는 즐거움도 괜찮다.
곱창 자체는 양이 아주 많다고는 못 느끼겠고, 곱이 가득 들어있지는 않지만 씹을 때 식감이 나쁘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6만7천 원이라는 가격만 생각하면 부족해 보이지만, 둘이 먹기에 모자랄 정도는 아니다.
우동사리나 볶음밥은 예상대로 맛있다.
짭조름한 국물에 탄수화물이 들어가면 십중팔구 실패하기 어렵다.
다만 이미 맛이 뻔히 상상되는 조합이라 “안 먹어도 그 맛이겠구나” 싶으면 건너뛰는 선택지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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