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5 신나: 리오그릴은 처음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딱 ‘고기 먹는 날’이라는 기분을 확실하게 만들어주는 곳이에요.
브라질식 슈하스코 스타일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막상 제주에서 이렇게 본격적인 고기 중심 다이닝을 경험할 줄은 몰랐어요.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건 직원들의 동선과 서비스.
정해진 코스 없이 계속해서 고기 종류를 돌아가며 테이블로 가져와 썰어주는 시스템인데, 리듬이 일정하고 끊김이 없어요.
원하면 더, 잠깐 쉬고 싶으면 바로 응대해줘서 스트레스 없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어요.
‘먹는 사람 중심’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고기 종류도 다양해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소시지, 양갈비까지—
질 좋은 고기를 기본으로 굽기 상태가 꽤 괜찮았고, 특히 갈비나 안심 부위는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았어요.
직접 썰어주는 방식이라 식감도 살아 있고, 정돈된 육향이 꽤 고급스럽게 느껴졌어요.
샐러드바 구성도 기대 이상이었어요.
보통 이런 데는 고기에 집중하다 보면 사이드가 부실하기 마련인데, 여긴 오히려 신경 많이 썼다는 느낌.
그릴드 파인애플이나 구운 파프리카처럼 입 안 정리해주는 사이드가 충실했고, 가벼운 파스타나 스프, 디저트도 나쁘지 않았어요.
전체적으로는 무겁지 않게 배부른 ‘고기 중심의 잔치’ 같은 시간이었고,
누군가에게 대접하고 싶은 날, 혹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고기만 집중해서 잘 먹고 싶다’는 날엔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일 거예요.
다만 먹는 속도 조절은 필수. 처음부터 달리면 중반에 지치기 쉬워요.
분위기는 캐주얼하지만, 내부는 넓고 깔끔하고, 가족 단위부터 커플, 단체까지 다 수용 가능할 정도로 구성도 여유 있었어요.
제주에서 이 정도로 ‘고기에 진심인 집’을 찾기 쉽지 않은데, 리오그릴은 그런 갈증을 제대로 해소해주는 느낌.
가볍게 먹는 날은 아니지만, 확실하게 ‘오늘은 고기다’ 싶은 날엔 더없이 좋은 선택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