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wook Lee 혹시 해서 쏘아 올려본 공이 번개로 성사된 상봉 상봉 작전, 수요일이었지만 금요일처럼 거하게 달렸다. 5시부터 시작해 3차까지 갈 거라곤 예상치 못했는데 결국 그렇게 끝났다.
상봉역 4번 출구 코앞에 위치한 상봉동 터줏대감 순댓국집이다. 연중무휴, 24시간 동안 영업하며 산더미처럼 쌓아주는 수육으로 입소문을 타며 ‘성시경의 먹을텐데’에도 나왔다.
저녁치고 다소 이른 5시쯤 두 분의 파티원과 접선해 입장했는데 벌써 시끌벅적했고 나갈 때쯤엔 거의 만석을 이뤘다. 세대를 불문하고 주당으로 보이는 손님들이 정말 많이 계셨다.
먹을텐데에 소개된 대로 먼저 수육 중자에 안주용 제육볶음을 주문했고 찬으론 중국산 김치와 깍두기 마늘, 쌈장, 새우젓 등이 나왔다. 순댓국 국물도 주는데 건더기는 따로 없었다.
제육볶음은 안주용이라 식사용보다 고기 양이 더 푸짐하고 당근, 양파, 파 등과 함께 양념에 러프하게 볶아 나온다. 양념엔 단맛이 굉장히 절제돼 있었고 살짝 맵고 칼칼해 좋았다.
맵고 칼칼한 맛은 양념이 그렇다기보단 뿌려놓은 후추에서 많이 느껴졌는데 그게 번들번들한 고기와 참 잘 어울렸다. 고기 부위는 살코기 위주였으며 양념에 푹 졸여져 부드러웠다.
이어서 수육은 정말 접시에 산더미처럼 쌓여 나왔고 주문할 때 내장을 섞을지 물어보셔서 그렇게 달랬더니 위쪽은 오소리감투로 덮여있었다. 밑에는 머릿고기 살코기가 깔려있었다.
전체적으로 두껍게 썰어 식감이 좋았으며 거슬리지 않을 만큼 냄새가 나서 술이 잘 받았다. 빵빵한 오소리감투의 경우 쫄깃함과 고소함이 남달랐고 살코기는 촉촉함이 좀 아쉬웠다.
소맥으로 매상을 많이 올려드린 후 양해를 구해 일행이 가져오신 코냑으로 갈아탔다. 포트 와인처럼 달콤한 맛과 향 그리고 부드러운 바디감 때문일까 셋이서 한 병을 다 마셨다.
제육볶음에 밥은 잘 안 비비는 편인데 앞서 말했듯 달지 않은 양념이 도리어 밥을 당기게 해 순댓국 국물과 반 공기씩 나눠 투하했다. 이렇게 점점 탄수화물의 노예가 돼가는듯하다.
마무리는 술국, 순댓국도 이런 스타일일지 모르겠으나 술국엔 자잘한 자투리로 보이는 부위가 가득 들어있었다. 양념장, 들깨로 간이 다 돼 돼서 간을 따로 안 해도 얼큰, 구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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