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5 Chanwook Lee: 지금은 서비스 종료된 망고플레이트라는 앱에서 홀릭으로 함께 활동하던 세 분의 미식가들과 옹기종기 모여 제육대회를 가졌다. 사실상 술자리이긴 했지만 분명 즐거운 시간이었다.
제1차 제육대회 장소이자 이날 1차로 방문한 남성시장 인근에 밥집, 제육볶음이 기가 막히기로 유명하다. 왠지 시골 밥상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정겨운 바이브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메뉴 특성상 점심에 직장인 손님들로 바글바글하고 저녁엔 한산할 줄 알았더니 초저녁부터 시끌벅적했다. 동네 어르신 같은 분들이 많았고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는 거의 만석이었다.
메뉴는 제육쌈밥, 청국장 등 식사류와 닭볶음탕, 오리 로스 등 몇 가지 안주류로 나뉘어 있는데 대회 목적대로 제육쌈밥과 청국장, 된장찌개를 시켰다. 네 명이 5인분을 시킨 셈이다.
순차적으로 음식이 차려졌고 좁은 상을 가득 매웠다. 먼저 된장찌개는 건새우와 애호박 그리고 두부를 넣어 마일드하게 끓인 스타일로 슴슴하면서 달큰한 국물이 집밥 그 자체였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청국장, 된장찌개를 압도했는데 코를 자극하는 구수하고 쿰쿰한 향이 정말 예술이었다. 무릇한 콩 알갱이는 어찌나 맛있던지 도저히 밥에다 안 비빌 수가 없었다.
제육볶음은 단 한입만에 남자치고 제육볶음을 별로 안 좋아한다던 지난 나의 생각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사실은 안 좋아하던 게 아니라 이런 제육볶음을 못 만났던 게 아닐까 싶다.
목살 부위를 기름기를 잘 살려 채소와 함께 양념에 번들번들하게 볶았는데 입에 들어가는 순간 칼칼한 맛이 피어올랐다. 킥은 흐물흐물한 가지로 가지 단맛과 양념의 궁합이 미쳤다.
인심과 인상 모두 좋으신 사장님 내외분께서 고봉밥을 가져다주시더니 나중엔 먹어보라며 묵은지까지 쓱 내주셨다. 반주를 많이 한 게 아쉬울 만큼 모든 게 밥을 엄청 당기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