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5 신민경: 이곳의 김치찜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제대로 된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본점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음식이 차려지는 순간부터 기대감을 자아낸다.
식사의 문을 여는 것은 시원한 콩나물 국이다. 맑고 개운한 국물이 입안을 깨끗이 정리해 주며, 뒤이어 등장할 묵직한 풍미를 맞이할 준비를 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그 위용을 자랑하듯 커다란 포기김치와 고기 덩어리들이 눈앞에 놓인다. 결이 촘촘한 김치가 가위에 잘리는 순간, 적당히 숙성된 김치의 아삭한 소리가 식감을 예고하고, 깊게 배어든 양념의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첫 번째 숟가락은 김치 단독으로 즐긴다. 은은한 산미와 묵직한 감칠맛, 그리고 깊게 우러난 양념이 입안에서 천천히 퍼지며, 김치찜의 본질을 오롯이 느끼게 한다. 두 번째 숟가락은 고기만을 맛본다. 부드러우면서도 결이 살아있는 식감, 과하지 않은 지방의 고소함, 그리고 육즙이 밴 깊은 풍미가 돋보인다. 그리고 세 번째, 밥 한 숟갈 위에 김치와 고기를 함께 얹어 먹는 순간—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극적인 맛의 균형이 완성된다.
여기에 바삭한 김 한 장을 더하면 식감의 대비가 한층 선명해지고, 함께 곁들여진 김치의 아삭한 단맛이 뒤이어 감칠맛을 한층 끌어올린다. 한 입, 또 한 입, 멈출 수 없는 맛의 연속. 제대로 된 김치찜의 정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