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5 Chanwook Lee: 맛집 불모지 일산에서 발견한 인생 아구찜이다. 여기를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줄곧 인천 숭의동에 있는 길손물텀벙이 최애하는 아구찜집이었지만 이젠 더 이상 아니다.
20년 넘는 업력을 지니고 있는데 일산 같은 신도시에서 20년 영업해온 거면 사실상 노포라 봐도 무방하다. 오픈 1시간 만에 자리가 꽉 차는 게 단골들도 꽤 많은듯하다.
메뉴는 아구찜, 아구탕, 아구 수육 딱 이 세 가지만 있는데 대부분 아구찜을 먹는 분위기다. 아구 수육은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중자부터 있고 찜, 탕은 소자부터 있다.
2인분이라 표기된 아구찜 소자를 주문했고 동치미, 열무김치를 포함한 조촐한 밑반찬이 먼저 차려졌다. 동치미는 따로 팔길래 왜인가 했더니 굉장히 달큰하고 맛있었다.
아구찜은 금방 나왔고 소자라 많은 양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작지 않은 접시에 산더미처럼 쌓여나와 둘이 먹기 정말 푸짐했다. 아귀 대신 콩나물로 양을 불린 것도 아니다.
커다란 살코기를 하나 집어 한입 맛봤으며 입에 착 감기는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매콤한 양념이 너무 중독성이 있고 맛이 좋았다. 아귀 살은 푸석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아구찜 위엔 아귀 간 못지않게 맛있고 귀한 부위인 아귀 대창을 몇 점 올려줘 마음에 쏙 들었다. 맛보기 아구 수육 같았고 대창은 말캉, 쫄깃한 식감이 역시 일품이었다.
양념이 부담스럽지 않아 아귀와 콩나물을 듬뿍 찍어 먹어도 봤으며 이렇게 먹으니 맛이 더 강렬하고 배가 되는듯했다. 콩나물은 아삭한 식감이 잘 살아있었고 신선했다.
아귀가 배에서 출렁거릴 만큼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안 먹고 떠날 수 없어 1인분만 볶았다. 볶음밥을 시키면 남은 아구찜을 접시째 가져가 만들어 냄비에 담아내어준다.
볶음밥을 만들 때 분명 참기름을 한번 두른 거 같고 때문에 기존 양념에 고소한 맛이 제대로 더해져 있었다. 깻잎무침이 반찬으로 나와 싸 먹었더라면 환상적이었겠다.